주식투자에서 동일한 종목을 매매했는데 어떤 사람은 수익을 내고 어떤 사람은 크게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그 차이점은 뭘까? 이는 매수시점과 매도시점을 어떻게 잡았느냐의 타이밍에 있다. ‘효과적인 결과를 얻기 위하여 하는 시간적인 선택’인 타이밍은 그러나 잘 맞추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무릎에서 사 어깨에서 팔아라', '용기있는 소수가 되라', ‘목표수익률 달성하면 미련을 갖지 말라’는 등 투자관련 격언이 봇물을 이룬다.
 타이밍의 중요성은 게임을 할 때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공격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찰로 적의 병력파악과 조합 멀티유무 등을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어야 한다. 그랬다가 약간이라도 유닛상으로 앞서나갈 때 푸시를 해주어야 한다. 연애를 할 때나 사랑에 마침표를 찍을 때, 섹스를 할 때도 타이밍은 결정적이다. 타이밍 하나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고 운명을 새롭게 개조할 수 있다. 결혼에 골인한 커플들에겐 그들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여기엔 타이밍이 솔찮게 작용을 한다.
 “차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베이글이 먹고 싶은 거예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차에서 내렸죠. 제과점엔 갔는데 그가 거기에 있었어요.”
 “취재에 촬영에 야근에. 휴일이 그립고 잡지사 일이 지겨워 사표를 던지고 한 일년 배낭여행이나 떠나려고 결심했지요. 그런데 그가 프로포즈를 해오며 신혼여행은 배낭 들고 실컷 여행을 가자고 하는 거예요. 어쩜 내 마음을 사진 찍은 듯 그리 잘 아는지!” 이런 식의 스토리다.
 
 한 마리의 정자가 2-3억 마리의 다른 정자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난자와 결합하는 데는 또 얼마나 절묘한 타이밍의 순간이 작용하는가. 그런데 타이밍에는 최상의 타이밍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식으로 전혀 핀트를 못 맞추는 최악의 타이밍도 있다. 이 경우엔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든다.  
 막, 키스를 끝낸 남자에게 여자가 “다음부턴 양치질 꼭 하세요”한다거나, 프로포즈를 받고 싶어 이제나 저제나 애타게 기다리는 연인에게 “You는 내게 너무 과분해. You의 부모님도 나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실 거야. You 정도면 얼마든지 근사한 남자를 만날 수 있어”라고 역 발언을 하면 “정말, 근사한 남자를 찾아 콱, 고무신 거꾸로 신을까” 저질러 버리고 싶은 마음이 솟구칠 수 있다.  
 ‘섹스에 있어선 선수!’라고 자부하는 남자가 섹스 도중 파트너가 아파서 내는 신음소리를 즐거워서 내는 소리로 착각하고 힘껏 더 세게, 점점 더 아프게 펌프질을 한다면 그는 정말 착각의 타이밍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착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착각하고 있는 것을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람들은 파트너의 기분이나 몸 상태는 생각 않고 무조건 대시하려드는 무례함을 ‘터프’로 매력 있는 줄, 멋진 줄 안다.  모텔에 들어갈 때 여자의 불안을 알아채고 알아서 콘돔을 준비해주는 남자, 섹스 도중 반응을 살펴가며 애무의 강도를 조절하는 남자, 파트너가 오르가슴에 도달하기까지 사정 순간을 참고 참으며 인내하는 남자, 삽입도중 풍선에 바람 빠지듯 피식피식 줄어가는 그의 물건을 위해 위안의 다독거림을 아는 여자, 사정 후의 폭풍을 잠재우며 죽은 듯 누워있는 그에게 수고했다고 입 맞춰 줄줄 아는 여자. 이들은 섹스가 갖추어야 할 특별한 타이밍을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